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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8)

taeyounkim 2021. 8. 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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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점 : 8.5/10 ;

Love, Life & Death (사랑, 삶, 그리고 죽음)


'조디악', '파이트 클럽'을 제작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포레스트 검프'의 각본을 쓴 에릭 로스 각본가의 훌륭한 콜라보를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스캇 피츠제럴드의 원작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을 토대로 제작된 영화이다.


주인공 벤자민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영화는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젊어지며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벤자민의 일생을 담았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인 데이지가 생을 마감하기 직전 옆에서 그녀와 벤자민의 딸, 캐롤라인이 벤자민이 남긴 다이어리를 읽어주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벤자민의 일대기에서는 사랑, 삶, 그리고 모든 인간의 종착점인 죽음까지 모두 맛볼 수 있었다.

누워있는 노인 데이지를 위해 벤자민의 다이어리를 읽어주는 캐롤라인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평과 내 생각을 몇 가지 간단하게 적어보도록 하겠다.


사랑

나는 데이지와 벤자민의 관계를 성공과 실패 둘 중 하나로 판단해야한다면 완벽한 실패라고 정의할 것이다.

맞다. 영화는 엄청난 새드 앤딩이다.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은 두 주인공이 저녁에 밤길을 걷다가 데이지가 벤자민 앞에서 멋진 발레 동작을 선보이는 장면이다. 우아한 발레 동작과 그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 그리고 밤이 주는 그 설렘은 이 장면을 완벽하게 만든다.

영화 최고의 명장면


하지만 그 둘은 이어지지 못한다.

둘 사이에는 캐롤라인이라는 딸이 생기지만, 벤자민은 캐롤라인이 "같이 늙어갈 사람"이 필요하다며 담담하게 집을 떠나서 인도에서 생활을 하는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닌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두고 가는 그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벤자민과 데이지는 중간에서 만난다.

이 말인 즉슨,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과 캐롤라인이 모두 40대가 되며 비슷한 나이대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그 둘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며 서로의 모습을 발레 연습장 거울을 통해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이 되고, 정말 로맨틱하면서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둘의 나이가 같아진 그 순간도 결국에는 반대로 달리는 두 기차가 잠시 만나지만 곧 머지않아 서로 반대의 길로 가는 것처럼, 이 둘도 이 순간 이후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이를 먹어갈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벤자민은 데이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비춰지는 그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때부터 아이와 어느 순간에는 헤어져야만 한다는 그의 걱정이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해석을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은 정말 미스테리하면서도 흥미롭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여러 관계 속에서 매일매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간다.

영화 중에서 브라질의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가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 있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예전부터 많이 생각을 해봤었다.

나비효과

"내가 오늘 샤워-밥먹기의 순서가 아닌 밥먹기-샤워의 순서대로 하루를 시작했다면 나의 하루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까?"

"나의 이 행동이 행해지지 않았더라면 미래에 일어날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


사실 굉장히 심오하고 상상하기도 어려운 질문이다. 영화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데이지가 교통사고를 겪게 된다는 식으로 묘사를 한다. 모두가 같이 사는 세상이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미래의 사건에 어떠한 방법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삶의 이치를 말해주고 있는 장면이었다. 밑에 링크를 남겨두었으니 꼭 보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mos1r4-DP2s


벤자민은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는다. 늙은 외모로 인해 차별을 받으며 외로움을 느끼고,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자식을 낳았음에도 어려져갈 자신의 운명을 생각해 가족을 떠나는 비극적인 결정을 한다.

이렇게 인생을 통틀어 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양의 다른 감정들을 느끼고 사건들을 겪게 된다.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좋은 것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게 인생이 아니겠는가 싶다. 인생에는 정말 다양한 일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것을 수용하고 즐길 수 있는 자가 진정으로 인생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게 되었다.

브레드 피트는 이렇게 멋져도 되는건가?

죽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죽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불로장생의 꿈을 꾸다가 수은을 먹는 바람에 사망한 진시황의 사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생을 끝내는 것은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다.

벤자민도 나이를 거꾸로 먹지만 결국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데이지의 품 속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우리 모두는 태어났기에 언젠가는 끝이 있을 것이다.


이 사실은 나를 슬프게 하는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문제지만 이 죽음이라는 문제를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하는지는 평생의 숙제일 것 같다.

세상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안겨주고 2011년에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2003년 10월에 훗날 자신의 사인이 된 췌장암을 처음으로 진단받았다. 죽음의 경계에서 많은 세월 동안 서있었던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듯하다. 잡스가 세상에 남긴 죽음에 관한 명언을 가져와 보았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죽음은 삶을 바꾸는 작용제이다.

죽음은 새로운 것이 들어설 수 있도록 오래된 것을 몰아낸다."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당신이 잃을 무언가가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당신은 이미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당신의 가슴이 말하는 것을 따르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


전체적인 평


전체적으로 흠잡을 부분이 크게 없는 훌륭한 영화였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여서 현실적인 감각은 떨어졌지만, 삶을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부분들에 대해 톡톡 건드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벤자민 버튼이 노인의 모습을 하고 태어났을 때의 모습은 CG로 처리가 되었는데, 마음의 눈을 잘 뜨고 보면 브래드 피트의 얼굴이 살짝살짝 보이다가 점점 세월이 지날수록 그의 얼굴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2008년에도 이런 CG 기술을 어색하지 않게 구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이 노인에게서 브래드 피트의 얼굴이 보인다.


영화는 한 사람의 출생으로부터 죽음까지 일대기를 다룬다. 이런 영화를 보면 항상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이를 거꾸로 먹나 어떻게 먹나 결국에 우리의 행선지는 죽음인데, 이는 굉장히 허무한 결말이다. 결국에는 모두 無(무)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살면서 우리 주변 모든 것에, 사소한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삶은 짧고 끝은 너무나도 허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는 정말 멋있었다. 요즘 이 형님이 나오는 영화를 정말 많이 보는 것 같은데, 곧 다른 포스트에서 우리의 빵형이 얼마나 멋있는지에 대해 또 찬양을 할 예정이니 양해 부탁한다.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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