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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s/NYC 2020

NYC_8

taeyounkim 2021. 7. 2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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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하루가 밝았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오늘만큼은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보람차게 즐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Day 8


8일차는 주로 브루클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우리의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웰링턴 호텔
->
브루클린 브리지
->
덤보
->
윌리엄스버그
->
바클레이스 센터

day8


아침에 길을 나서면서 보는 맨해튼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이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노랑노랑한 스쿨버스와 택시들이 지나가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맨해튼의 아침


#Columbus Circle


우리가 향한 곳은 어제 갔던 브루클린 브리지였다. 브루클린으로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그 다리를 건너며 풍경을 만끽할 기회를 갖고 싶었기에 어제처럼 도보로 다리를 건너기로 하였다.

그 다리 앞까지는 거리가 멀어 지하철로 이동을 해야했었는데, Columbus Circle에서 지하철을 탔다. 콜럼버스 서클은 센트럴 파크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쳤던 원형 광장인데, 한 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동상은 미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다. 높은 빌딩들로 둘러싸여 있는 이 광장은 내가 원래 알고 있던 광장의 느낌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콜럼버스 서클. 가운데에 솟아있는 콜럼버스 동상이 보인다.


브루클린 브리지로 들어가기 전에 city hall station 옆에 아름다운 건물이 보였다. 이 건물은 City Hall, 시청 건물이었다. 뉴욕의 시장이 머무는 곳이라고 하는데, 유럽풍의 커다란 베이지색 건물이 고풍스러움을 풍기고 있었다. 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둘러봐야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울시청이 더 마음에 들긴 했다.)

뉴욕 시청 건물


#Brooklyn Bridge


다시 찾은 브루클린 브리지는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었다. 전에는 다리를 건너는 경험 자체에 집중을 하여 주변의 엄청난 풍경들을 보는 데에 비중을 충분히 두지 못했었더라면, 이번에는 다리를 건너는 것은 내 다리에게 맡기고 눈과 머리는 주변의 장관을 감상하는 데에 온전히 몰두하였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일정하지 않고 각기 다른 매력을 뽑내고 있는 높은 마천루들은 마치 패션쇼를 방불케 하였다. 마치 서로서로 자신이 더 멋지다고 뽐내고 있는 것 같았다.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맨해튼의 마천루들


물론 여행객들이 대다수였으나, 아침부터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벽부터 한강이나 개천을 나가면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느 나라에서든지간에 멋있고 건강해보인다는 인상을 주었다. 아침마다 자주 런닝을 해왔던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좋은 러닝코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뒷배경이 멋졌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면서 느껴야할 매력 한 가지는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분위기 차이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정신없고 복잡한 맨해튼과는 다르게 브루클린은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풍긴다. 다리를 건너는 도중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다리 중간 쯤에서 브루클린이 보일 때 고개를 한 쪽으로 돌리면 맨해튼이 보이고 다른 쪽으로 돌리면 브루클린이 보인다. 이때 느낄 수 있는 두 지역의 분위기 차이는 마치 내가 국경을 건넜나 싶게 해준다.

전날 찍은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보이는 브루클린의 사진. 설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포스트에 넣어보았다.


#Brooklyn (Dumbo)


Peas & Pickles에서 전날 먹은 음식이 맛있었는지 우리는 그곳에 다시 찾아가기로 하였다. 브루클린에는 맨해튼만큼 큰 음식점들도 많이 없었고, 찾으려면 꽤나 먼 거리를 이동해야했기에 어제 먹었던 곳에 또 다시 찾아가기로 하였다.

지금보니까 이 전날 담았던 메뉴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같은 메뉴만 담았었다. ㅋㅋㅋ

 

뉴욕에서 만난 뉴욕타임즈는 뭔가 새로웠다.

 

후식으로 마신 덤보 옆의 스타벅스

 

웰컴 투 덤보!


브루클린의 거리는 매우 한산하였고, 높은 건물들로 정신이 없었던 맨해튼과는 상반된 분위기였어서 한숨돌릴 수 있는 곳이었다. 너무 복잡한 도시의 삶에 질리고 지친 사람들이 귀농하는 이유도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브루클린의 한산한 거리

 


#Williamsburg


브루클린의 한가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끼며 걷다보니 어느새 윌리엄스버그에 도착했다. 맨해튼과는 다른 분위기의 힙함을 느낄 수 있다는 윌리엄스버그는 "힙스터"의 도시답게 첫 인상부터 마음에 들었다.

한가한 분위기의 윌리엄스버그


우리의 계획은 정처없이 윌리엄스버그의 거리를 걸으며 골목골목 어떤 힙한 문화가 담겨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플리마켓, 보헤미안 스타일의 그래피티는 윌리엄스버그를 더욱더 힙하고 멋지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런 곳들을 걸으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이 블로그를 보면 내가 계획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kimpk02/221825756769

 

[New York] 뉴욕 브루클린 핫플레이스 윌리엄스버그 거리 걷기 Hipsters, Art, Hot place in New York, Brooklyn W

2019. 9. 28.(토) 뉴욕 브루클린 핫플레이스 윌리엄스버그 Brooklyn Williamsburg in New York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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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어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고 계획이 항상 그러하듯이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저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경험을 한 것 같다.

목적지 없이 걷던 도중, 우리는 점점 주변의 간판이나 보이는 글들이 영어가 아닌 꼬부랑 글씨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뭔가 이상했지만 그대로 걸었다. 더 걸으니 원래 보려했던 힙합을 하는 흑인들이나 멋진 스트릿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는 없었고, 대신 이상한 옷차림의 사람들만 마주칠 수 있었다.

그들은 검정색 신사모에 검정색 코트를 입고, 머리는 여자들이 한 때 많이 했었던 애교머리 스타일로 양쪽에 묶은 괴상한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어린 아이들까지 이상한 옷차림과 머리스타일이 모두 통일되어있어서, 우리는 진심으로 겁에 질렸었다. 너무 겁에 질려서 어쩌다가 우리가 과거여행을 왔다, 테러리스트들의 마을이다, 우리는 끝났다 등의 대화를 나눴었다.

초정통파 유대인 '하레딤'의 머리스타일


패닉하기보다는 우리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구글과 구글 맵스를 켜서 재빠르게 검색을 했다. 주변에 보이는 언어가 아랍어 같지는 않아 히브리어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맞았었다. 우리는 유대인 마을에 들어와있던 것이고, 그 사람들은 유대인이었던 것이다. 요즘 유대인들은 보통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데(나탈리 포트만, 스칼렛 요한슨, 앤드류 가필드...) 이 사람들은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지라 왜 이런 outlook을 고수하는지 궁금해졌다.

이들은 초정통파 유대인들이라는데, 이 블로그에서 내 궁금증에 대한 이유를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고 있어 첨부한다.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ke9887&logNo=222038190465&from=postView&redirect=Log&widgetTypeCall=true&directAccess=false

 

왜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딤)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귀밑머리를 기를까?

18세기 초 동유럽에서부터 시작되어 빠르게 퍼져나간 유대교 하레딤 공동체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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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서워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김태연을 대신하여 이곳을 방문한 다른 여행객들이 쓴 유대인 마을 방문기이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leehayaon&logNo=70184889616

 

[나홀로뉴욕여행]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에 가보자! 유대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안녕하세용:) 오랜만에 뉴욕 여행기 다시 올립니다~~ 다른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얼른 겨울여행포스팅을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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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mychlwngml&logNo=221398219797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유대인 마을

[뉴욕여행] _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나 해리포터 속 머글이 된 것 같아.. 뉴욕을 돌아다니면서 겪었던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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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옷차림의 사람들
진심으로 우리가 시간여행을 왔나 싶었다. (마법의 시간여행 책을 어릴 때 너무 많이 읽었나...)

 

윌리엄스버그 표지판


#Barclays Center & My First EVER NBA Game


윌리엄스버그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아쉽지만 시간이 되어 우리는 오늘의 메인 이벤트가 열리는 venue로 향했다. 나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알고 있겠지만 난 엄청난 농구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가장 주로 삼았던 컨텐츠는 농구를 보는 것이었다.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간략하게 말하자면 NBA 시즌 일정이 나오자마자 12~1월의 브루클린 넷츠 홈경기 일정을 찾아보고, 경기 일정에 맞춰 여행계획을 짠 후 티켓 구매도 몇 달 전에 stubhub를 통해 하였다.

경기장 입장 티켓


사실 여행기간에 레이커즈v넷츠와 피스톤츠v넷츠 경기가 있었는데, NBA 티켓 특성 상 두 팀의 경기가 더 재밌을 것 같고 인기 있는 선수가 나오는 경기라면 티켓값은 몇 배씩 뛴다. 내가 예매할 당시에는 레이커즈 전 최저가는 23만원, 피스톤즈 전 최저가는 약 9만원 정도였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피스톤즈 경기 티켓을 샀는데, 호텔에서 저녁에 레이커즈와의 경기를 보며 저 경기는 23만원의 가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경기가 열리는 브루클린 넷츠의 홈구장 바클레이스 센터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였다.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내 감정을 설명하기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형용사의 개수가 너무 적은 것 같다. NBA 경기를 보는 것은 나의 평생 소원이었기에 곧 그 꿈을 이룬다는 사실이 너무 기대되었었다.

바클레이스 센터. 모양이 특이하다.

 

생애 첫 NBA 경기 관람을 앞두고 굉장히 들뜬 나

 

경기장 둘러보기1

 

경기장 둘러보기2

 

경기장 옆 가게의 카이리 간판. 브루클린 팬들의 기대가 느껴졌다.


경기 시작 전에는 넷츠 팁 샵에 들러 살 응원도구나 옷이 없는지 둘러봤다. 사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여행 막바지였고 우리도 남은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기에 여기서도 아이쇼핑으로만 시간을 보낸 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시작 전에 넷츠 샵에 들렀다.

 

유니폼에 이름을 세길 수 있는 공간
카이리 어빙 bobble head

 

구매욕구를 돋구는 귀여운 응원도구들이 정말 많았다.

 

시즌아웃인 듀란트는 아쉽지만 이날 못봤다

팁 샵을 둘러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들었는데, 이 시즌 브루클린의 city-edition 져지에는 bed-stuy라는 문구가 브루클린이나 넷츠 대신 적혀있었다. 이게 무슨 뜻일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브 bedford-stuyvesant이라는 지역을 짧게 부르는 말이라 한다.

그렇지만 바클레이스 센터는 베드 스터이에 위치해있지도 않은데 왜 굳이 이 지역의 이름을 세겼나 싶었는데, 더 조사를 해보니 브루클린의 얼굴과도 같은 전설적인 래퍼 Biggie, aka notorious B.I.G(본명 Christopher George Latore Wallace)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바로 이 지역이고, 그를 기리기 위해 그 시즌 시티 에디션 유니폼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Juicy, Big poppa 등 엄청나게 유명한 명곡들을 남기고 이른 나이에 총에 맞아 요절한 그는 투팍과 함께 역대 최고의 래퍼로 손꼽힌다. 그런 그를 기념하기 위해 유니폼을 만들었다는 것이 멋지다 생각했다.

bed-stuy 출신의 biggie smalls


해가 져갈 무렵이 되니 경기가 곧 시작한다는 사실에 한 번 기뻤고, 경기장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두 번 기뻤다.
신기한 모양을 하고 있는 바클레이스 센터는 갈색이었고, 이 색은 딱 해가 지는 golden hour 때 보는 것이 일품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때인 이 시간에 아름다운 경기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말해줘도 모를 것이다.

감탄만 나오는 바클레이스 센터. 딱 아름다운 시간이다.

 

해가 거의 다 지고 입장할 시간이 다가왔다.

 

코비를 추모하는 바클레이스 센터. 코비가 세상을 떠나고 여기서의 첫 경기였다.

 

RIP KOBE

 

코비를 추모하는 듯한 한 농구팬

 

경기장 입장 전에 한 컷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은 엄청 많았다. 우리가 굉장히 빨리 도착했어서 사람들이 많이 없었던 것이지, 경기가 시작할 때 쯤이 되니까 입구쪽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우리는 다행히도 빨리 줄을 섰기 때문에 문이 열리자마자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드디어 입장을 했고, 여기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였기에 테러의 위험을 대비하여 공항 탐색대를 방불케 하는 빡센 소지품 검사를 하였다. 여기서 이상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입장을 할 수 있게 된다. 경기장에 입장하자마자 나는 경기장 쪽으로 뛰어가 경기장을 내 눈으로 확인했으나, 들어간지 10초만에 경비가 내가 가지고 있는 티켓이 이 층의 자리가 아니라며 나를 옳은 좌석으로 안내해주었다.

내가 처음에 들어간 자리는 2층이었는데, 그 자리는 엄청 가까이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돈을 좀 더 써서 자리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혀 돈이 아까울 것 같지 않을 정도로 좋은 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 센터에 입장한 직후


하지만 3층도 생각과는 달리 굉장히 잘 보였다. TV에서 보던 것이나 코트사이드, 1층, 2층에서는 물론 더 나은 뷰를 즐길 수 있었겠지만, 3층도 경기장의 모든 뷰가 보였기 때문에 정말 만족할만한 자리였다. 이 경기장의 구조가 경사가 많이 져있는 것도 3층에서 보더라도 경기장이 잘 보이는 이유인 것 같다.

경기장 3층에서의 뷰

 

첫 NBA 직관을 기념하며

 

뒤가 너무 밝아 얼굴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보인 선수는 Jarrett Allen이었다. 현재는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되었는데, 트레이드가 성사되었을 때 상당히 아쉬웠다. 굉장히 유망한 센터자원이었기에 그를 지키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앨런은 자유투를 연습하고 있었는데, 자유투를 그렇게 못 쏘지는 않는 센터인 그의 기록은 (커리어 69.6%) 꾸준한 연습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었다.

멀리서 자유투를 던지고 있는 폭탄머리가 보인다. 재럿 앨런이다.


다른 모든 선수들을 재치고 출전 여부가 가장 궁금했던 선수는 카이리 어빙이다. 어빙은 매년 올스타를 보장할 수 있는 엄청난 급의 선수이면서도 시한폭탄 멘탈의 소유자여서 언제 경기에 결장할지 모르는 선수이다. 이 시즌에도 personal reasons로 빠진 경기가 한둘이 아니었고, 가정사로 경기에 빠져놓고 파티에서 포착되는 등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이제 막 출전을 꾸준히 하려던 시기에 그가 가장 동경하던 농구선수인 코비의 죽음으로 인해 전 경기에서 경기장을 박차고 나갔었기에 그의 출전여부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의 관심사였다.

그래서 경기 시작 몇 분 전 넷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온 경기 선발 라인업은 모두를 환호하게 했다. 이날의 스타팅 5에 카이리가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
(Starting 5: Kyrie Irving, Joe Harris, Garrett Temple, Taurean Prince, Jarrett Allen)

이날의 스타팅 라인업이 발표되었을 때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스타팅 5가 발표되고 잠시 후 경기장 위에 달려있는 대형 전광판에 카이리 어빙의 시즌 스탯이 소개되었다. 비록 이 시즌에 몇 경기 뛰지 않았으나 워낙 훌륭한 선수였고, 그 몇 경기에서도 엄청난 플레이와 스탯을 남겼기에 모두가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는 선수였다.

전광판에 소개되는 카이리 어빙의 기록


그리고 머지않아 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이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TV에서만 보던 정말 많은 얼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피스톤즈와 넷츠의 상황이 이 당시에는 그닥 좋지 않았지만, 유명한 선수들이 꽤 많이 보였다.

디트로이트에는 슈터 토니 스넬, 괴물 센터 드러먼드, 현재는 브루클린의 주요 벤치 자원인 브루스 브라운, 마커스 모리스의 형제 마키프 모리스, 현재 클리퍼스의 주전 가드인 래지 잭슨, 현재 휴스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크리스챤 우드, 그리고 모두에게 익숙한 NBA 최연소 MVP '흑장미' 데릭 로즈가 보였다.

브루클린에도 디안드레 조던, 프린스, 앨런, 템플, 르버트, 윌슨 챈들러, 그리고 카이리 어빙 등 준수한 선수들로부터 올스타급 선수들까지 익숙한 얼굴들이 꽤 보였다.

몸을 푸는 출전 선수들

 

몸을 푸는 카이리 어빙

공교롭게도 코비가 세상을 떠난 뒤 이곳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리는 첫 경기가 내 첫 NBA 직관 경기가 되었다. (내가 있는 곳은 항상 무슨 이벤트가 일어나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만 이런 징크스는 항상 좋은 것이 아니니 무시하는걸로 하고..)

그래서 경기 시작 전에 코비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코비를 상징하는 등번호 24를 샷클락 24초가 흐를 때까지 묵념하는 것으로 기렸으며, 관중들은 어디선가 Kobe chant가 시작되자 따라서 Kobe를 외쳤다. 나도 목놓아 코비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그의 딸 Gianna와 그가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앉아서 직관한 코트사이드 좌석에 꽃을 헌화함으로서 함께 세상을 떠난 그의 딸에 대해서도 추모를 했다.


코비 추모영상 링크를 첨부하겠다. 내가 찍은 것도 있지만 이게 현장을 더 잘 담은 것 같다. 그의 이름을 울부짖는 사람들을 보면 뭉클해진다.
https://youtu.be/0T849ZFSQmY

Barclays Center Kobe tribute


경기는 기대했던 것보다 꽤 재밌는 전개로 흘러갔다. 일방적인 트레시 게임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데릭 로즈가 노련함을 보여주면서 나름 치열한 경기가 나왔다.

NBA의 과거와 현재의 투샷

 

어빙의 핸들은 그저 경이로웠다.

 

NBA의 코트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경기의 모든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중간중간 몸을 푸는 선수들

 

하프타임에 몸을 푸는 카이리

 

NBA의 골대와 샷클락. 실제로는 처음봐서 사진에 담았다.


경기가 넷츠 승리 쪽으로 기울며 끝나갈 때쯤 감독은 이날 20점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해준 카이리를 빼주었다. 이때 카이리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벤치로 물러났는데, 이는 하늘로 떠난 코비를 향한 그의 메세지였다. 벤치로 물러난 후에도 그는 관중들의 손을 휘저으며 코비 챈트를 이끌었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그에게 코비가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알 수 있었다.


코비 챈트를 이끄는 카이리
https://youtu.be/c88UeKXTkok

Kyrie leading Kobe chant


경기는 결국 125-115 넷츠의 승리였고, 정말 만족스러운 첫 직관을 마쳤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을 끝까지 봤는데, 발걸음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 소중한 이 순간이 끝나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전광판에 코비와 지아나가 보인다.

 

인터뷰를 하는 카이리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이다. 명경기은 아니였지만 요즘도 가끔 추억을 되살리기 위하 생각날 때마다 찾아본다.
https://youtu.be/W_qYTpTxaz0

2020.1.30 Pistons@Nets

#Wrap Up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신나면서도 날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 밤이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굉장히 무거웠다. 마지막 밤인만큼 돌아오는 길은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어두고 뉴욕의 풍경을 온전히 만끽하고자 하였다. 그래서인지 사진이 많이 남아있지도 않다.

남은 사진이라고는 길가다가 웃겨서 찍은 Lil Dicky의 광고가 전부다.


호텔에 돌아와서는 페더러와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4강전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하루를 마치고 잠에 들었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끝났다.

조코비치의 완승으로 끝난 이 둘의 대결. 하루에 응원하는 쪽이 둘 다 이길 순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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