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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s/NYC 2020

NYC_2

taeyounkim 2021. 7. 1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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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많은 사건사고를 겪어 폭풍같았던 첫 날이 지나고 둘째날의 아침이 밝았다.

전날 너무 빨리 잠에 들어 새벽 3시 반부터 일어나있었던 나는 일찍 준비를 하고 빠르게 호텔을 나섰다.


#Day2


우리의 두번째 날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웰링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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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현대 미술관 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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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Patrick's Cathed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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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Avenue 둘러보기 (트럼프 타워, 애플스토어, 나이키, 아디다스, NBA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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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efeller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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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gang's Steak House

 

day2

우리의 day2 일정에서 볼 수 있듯이 둘째날부터는 정말 강행군으로 꽉꽉 채워넣었다. 뉴욕의 모든 구석구석까지 다 훑고 오겠다는 각오로 계획을 짰던 기억이 난다.

 


#MoMA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향한 곳은 MoMA, Museum of Modern Arts였다. 뉴욕현대미술관으로 잘 알려진 이 박물관은 구겐하임, The MET와 함께 뉴욕에서 꼭 방문해야 할 박물관들 중 하나로 꼽힌다. 시간 관계 상 세 곳을 모두 가볼 수가 없고, 두 군데 가는 것도 벅찰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 중에서 모마를 가기로 하였던 것이다.

MoMA의 간판

MoMA에서 유명한 것은 그 안의 수많은 예술작품들이기도 하지만, 그 앞의 Halal Guys 1호점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홍대에서 보긴 했었는데, 내가 사랑하는 할랄 푸드를 스트릿 푸드의 시발점인 뉴욕에서 먹을 생각에 굉장히 들떴었다.

할랄 가이즈

이른 아침에 박물관에 가면서 찍은 사진인데, 그땐 아직 오픈을 안했다고 한다. 너무 이른 시간에 갔었던지라 오픈을 안했었던 것이었고, 관람을 다 끝내고 나와서 먹기로 하였다. 뭔가 엄청난 식당의 형태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뉴욕의 스트릿 푸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할랄 가이즈이다. 길거리에서 저렇게 자그만한 트레이에서 즉석에서 만들어서 주는 것이 뉴욕의 스트릿푸드를 맛볼 수 있는 참된 자리이며, 대충 만들어서 주는 것 같은 그 음식들도 모두 엄청나게 맛있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전날 너무 일찍 잤던지라 출발도 일찍 해버린 탓에 박물관에도 일찍 도착했었다. 그 때문에 오픈 시간까지 약 한 시간을 기다렸었다. 우리는 미리 Klook으로 박물관 티켓을 구매해서 와서 티켓을 현장에서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 알아볼 때 얼마 전까지 모마에 입장할 때는 기부금을 내고 입장하는 식으로 했었다는데, 그 제도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했었었다. 그래서 우리는 약 만 5천원의 제 값을 내고 관람을 하였다.

KLOOK 예약내역


6층까지 있는 이 거대한 박물관을 하루 안에 둘러보는 것은 정말 택도 없는 일이라고 한다. 심지어 건물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동으로 나눠져있었어서 사전에 관람할 작품들을 염두에 두고 경로를 정해 움직이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관람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기로 했는데, 사실 미술이랑 별로 관련이 없는 공대생 둘이 박물관에서 얼마나 엄청난 작품을 보러 왔겠는가. 보통 나는 유명한 작품 몇 개 보고 고개 좀 끄덕인 다음에 대충 문화인이 된 느낌이 들면 그대로 퇴장한다. (퇴장하는 동시에 문화인적인 부분들도 같이 몸에서 퇴장하기도 한다.)

수많은 어렵고 생소한 작품들 속에서 가장 익숙한 작품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 Vincent Vahn Gogh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져 있는 "Starry Night", 한글로는 "별이 빛나는 밤에" 였다. 우리가 박물관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그 작품을 보는 것이었다.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우리는 티켓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꼭대기 층이자 그 작품이 위치한 6층으로 질주했다. 다행히도 우리가 첫 관객이였고, 아무도 없는 쾌적한 공간에서 반 고흐의 습작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Vahn Gogh, Starry Night (1889)

바로 앞에서 이렇게 유명한 작품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감상한 적은 처음이었다. 덩치가 어마어마한 경호원이 앞에 있던 탓에 코 앞까지 가까이 가진 못했지만 옆에 친구 말고는 아무도 없었던 덕에 혼자 작품을 감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에게는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었으며, 몇 년째 내 랩톱 배경화면인 작품을 직접 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기도 했다.

프리다 칼로, 자화상 (1940)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지속(Persistencia de la Memoria) (1931)
앤디워홀, 캠벨 수프 통조림(Campbell's Soup Cans) (1962)
앤디워홀, 마릴린 먼로 (1955)
앙리 마티스, 춤 II(1909) 앞에서


이외에도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작품들이 많았다. 미술 교과서에서 중학생 때 보던 작품들이 눈 앞에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Halal Guys

 

그렇게 2시간 정도 관람을 하고 나왔다. 문화인이 된 나를 맞이하는 것은 오픈을 한 할랄가이즈였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매우 푸짐해 처음에는 배고픔에 못 이겨 두 그릇을 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판매를 하는 아저씨들이 한 그릇만 사도 충분할 것이라고 해서 일단 한 그릇만 주문하고 부족하면 더 시키기로 하였다.

길거리에서 먹은 할랄 가이즈. 비쥬얼 대박...


칼로리가 사실 조금 걱정되는 비쥬얼이었지만 여행와서 즐기자고 먹는건데 그런거 생각하면 뭘 먹을 수 있겠나 싶어서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먹었다. 비쥬얼은 대박이었다. 무슨 고기였는지 생각은 잘 나지 않지만 잘게 썰은 고기 위에 인도식 밥과 각종 야채를 올리고 위에 사워 크림을 듬뿍 얹으면 세상 어떤 만찬 부럽지 않은 길거리 음식이 탄생한다.
스트릿 푸드라는 이름답게 먹는 것도 길거리에서 비둘기와 겸상하였다. 남들이 보기엔 초라해보였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나름 뉴욕의 소울푸드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중이었다. 먹을 곳이 따로 없어서 길거리에서 먹은 것이긴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엄청 추운 1월 말이여서 벌벌 떨면서 먹긴 했지만 말이다. 한 번쯤 하면 좋은 경험인 것 같다. (두 번 하고 싶진 않은 것 같기도 하다...ㅋㅋ)

 

잠시 들른 스타벅스는 한국이랑 똑같았다.

 


#St.Patrick's Cathedral


다음 코스는 St.Patrick's Cathedral이었다. 우리말로는 성 패트릭 대성당이다. 뉴욕 한복판에 있는 이 웅장한 건물은 절대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갈 수가 없는 규모였다. 맨해튼 한복판인 5번가에 위치해있는 이 성당은 모던한 현대식 건물들 사이에서 혼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단연 돋보였다. 건축물의 높이가 100m에 다다른다고 하니 그 사이즈가 얼마나 큰 지 대충 숫자만으로도 짐작이 갈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인데, 1배율로 찍었을 때 성당의 전체 모습이 담기지를 않아 0.5배율로 zoom out한 후 촬영을 해서 사진의 사이드가 좀 왜곡된 부분이 있다. 뉴욕에서 성당을 지을 때는 큰 건물들 사이에서 눈에 잘 띄지 않게 아기자기하게 짓지 않을까 싶었는데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성당이 뭔가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어색하기도 하였고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는 듯도 하였다.

0.5배율로 해서 찍은 사진. 1배율로는 담기질 않았다.


성당의 내부는 웅장한 외부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천장은 끝을 모르게 뚫려있었고, 안으로 깊이도 매우 깊었다. 날씨가 추워서 산 스타벅스를 한쪽 손에 들고 그대로 입장하려고 했지만 security가 성당 내부에 음료 반입은 금지되어있다고 하여 절반 정도 남은 그 뜨거운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한 입에 털어넣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혓바닥이 홀랑 데였었다. 친구는 그 친구 어머니께서 카톨릭 신자라고 하셔서 기념주화를 하나 사갔는데, 우리 가족은 그닥 종교적인 집안은 아닌지라 나는 기념품까지 구매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만약 절실한 카톨릭 신자라면 한 번쯤은 꼭 들러서 기념품까지 사갈 가치는 있다고 본다.

우리의 원래 계획은 미사까지 참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 관계 상 미사까지 보지는 못했다. 오늘 남은 일정을 다 끝내기에는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미사가 끝난 후 연주되는 파이프 오르간의 소리가 진국이라는데 다음에는 반드시 내 귀로 확인하러 시간을 맞춰서 와야겠다.

 

성 패트릭 대성당의 내부


#5th Avenue


5th Avenue, 5번가로 많이 알려진 거리는 뉴욕에서 가장 핫한 거리라고 한다. 아래의 지도에서 빨간색 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5th Avenue인데, google map으로만 봐도 우리가 한 번에 들으면 알만한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 거리이다.
Louis Vuitton, Salvatore Ferragamo, BVLGARI 등 명품 브랜드들부터 ZARA, Uniqlo, Abercrombie&Fitch 등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브랜드들까지 뉴욕에서 진정한 쇼핑을 맛보려면 이 거리를 지나지 않고서는 경험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브랜드들이 집중적으로 포진되어있었다.

 

뉴욕에서 가장 핫하다는 5th Ave.


#NBA Store on 5th Avenue


하지만 (지금과는 달리) 그 당시의 나는 그러한 사치품들, 브랜드들, 멋진 옷들에 그닥 크게 관심이 없었다. 다른 모든 매장들을 재치고 내 눈을 돌아가게 했던 것은 NBA Store였다. 5번가를 걸어갈 때 멀리서부터 NBA 로고가 보이자 나는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고등학교 때 나처럼 농구광인 친구가 알려준 뉴욕 5번가의 NBA스토어를 알게 된 이후로 항상 그곳에 가고 싶어했었다. 한국에서는 직구 아니면 쉽게 구할 수 없는 선수들의 유니폼들, NBA관련 각종 기념품들 등 나를 열광하게 하는 것들만 가져다 모아놓은 그곳은 나에게는 지상 낙원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팔지 않는다. 이태원, 강남 등 수많은 곳을 둘러보았지만 승산이 있었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말 그대로 모든 선수들의 유니폼들이 있었다. 출전시간이 적어 벤치워머에 불과한 선수들의 유니폼들까지 취급을 해주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거기 있는 모든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에 거의 한 시간 넘게 머물렀던 것 같다.

 

NBA Store on 5th Avenue. 여기도 마찬가지로 너무 커서 0.5배율로 찍었다.

 

Retro 저지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저지들도 모두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좋아하는 선수들의 저지 한 두개 정도 사고 싶었지만, 한 벌 당 100달러 정도의 가격을 내기에는 너무나도 큰 리스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1일차 때 벌어진 사고 덕에..) 적당히 타협을 하여 팔찌 두 개를 샀다. (그리고 사실 저지를 사봤자 입을 일도 많이 없다.) 카와이꺼는 동생을 주려고 샀고, 어빙은 내가 차려고 샀다. 그래도 뉴욕에 왔고, 며칠 뒤에 브루클린 홈경기를 보러가는데 기념으로 어빙꺼를 사는 것이 맞는 것 같아 구매하였다. 다른 기념품들도 좀 더 사오고 싶었는데 다음에 갈 때 더 사와야겠다. 정말 마음에 들은 아이템이고, 지금까지도 간간히 꺼내서 차고 다닌다.

 

소소한 기념품


#Rockefeller Center

 

NBA 스토어 구경을 마치고 다시 성 패트릭 대성당 쪽으로 올라가다가 좌회전을 하면 얼마 안 되어서 Rockefeller Center가 나온다. 과장 하나 안 보태고 락펠러는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꼭대기를 보려면 고개를 완전 젖혀야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뉴욕은 웅장하고 큰 건물들 천지이지만 락펠러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높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락펠러 센터 앞에서

영화 <나홀로 집에 2>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어렸을 적에 뉴욕 이곳저곳을 누비는 케빈을 보면서 뉴욕 여행에 대한 꿈을 키우기도 했는데, 특히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는 내 뇌리에 오랫동안 남았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락펠러 앞에 설치되는 대형 트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원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여행을 계획했으나, 성수기를 피해서 가느라 여행 일정을 조정한 부분은 너무 아쉽다. 조정된 일정 때문에 트리가 철거된 후에야 여행을 갔는데, 없어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락펠러 센터에 트리가 더해지면 얼마나 멋질지 상상하면서 그 앞을 지나갔다.

나홀로 집에 2의 마지막 장면. 겨울에는 건물 앞에 저렇게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다.

 

락펠러 센터 아이스링크

 

락펠러 센터의 동상


이후에는 5번가에서 계속해서 아이쇼핑 및 쇼핑을 했다. 세계 최대의 도시여서 그런지 뉴욕 에디션으로 나오는 제품들도 간간히 보였으며, 눈을 땔 수가 없어 직접 구매한 제품들도 몇 개 있었다. 특히 자유의 여신상의 7개의 뿔을 나이키 swoosh로 표현한 나이키 티셔츠는 독특한 걸 사랑하는 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강행해버렸다.

포인트가 귀여운 나이키 티셔츠
James "the Beard" Harden의 kicks 컬렉션

레고 스토어에서도 락펠러 센터 앞의 동상을 레고로 만든 작품이나 밀레니엄 팔콘처럼 쉽게 볼 수 없는 희귀한 레고모형까지 모두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신기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전 사진에 있던 락펠러 센터 앞의 동상을 레고로 만든 작품
레고 밀레니엄 팔콘. 현존하는 최다 부품 수 1위이자 110만원의 가격을 자랑한다.

 

켄달 제너의 자세가 웃겨서 찍었던 걸로 기억한다.

 

트럼프가 소유하고 있는 트럼프 타워. 삼엄한 경비가 문 앞으로 지키고 있었다.

 

Apple Store 5th Avenue

 

애플 스토어 내부


#Plaza Hotel

 

Plaza Hotel도 <나홀로 집에 2>에 나오는 호텔로 유명하다. 영화에서 플로리다로 향한 가족들과 달리 실수로 뉴욕으로 온 케빈은 플라자 호텔에서 머물게 된다. 이 장면에서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카메오로 등장을 하는데, 그는 바로 도날드 트럼프이다.
트럼프가 카메오로 나왔다는 사실은 유명한데, 그가 왜 나왔는지는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 당시 플라자 호텔은 부동산 부호인 트럼프가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에 출연까지 했다고 한다. 그 당시 돈으로 4억 달러였다니, 지금 시세로는 이 호텔을 인수하려면 얼마나 줘야할지 감도 안 잡혔고, 트럼프가 어느 정도로 갑부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이 호텔 앞을 지나가니 감회가 새로웠으며, 어린 케빈이 저 앞에서 뛰어다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신기하기도 하였다.

Plaza Hotel. 이 호텔의 한때 주인이었던 트럼프가 나홀로 집에 2에서 카메오로 출연했던 장소로 유명하다.
트럼프는 1988년에 4억 달러 (4900억 원)으로 플라자 호텔을 인수했다고 한다.


#Wolfgang's Steak House


저녁은 이번 뉴욕 여행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저녁을 먹는 날이었다. Wolfgang's Steak House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여기서 한 끼를 먹기 위해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reservation을 잡아놓기까지 했었다. 비록 전날에 돈을 빼앗기는 대참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울프강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우리의 여행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강행을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매우 늦었어서 바로 전날 대참사로 인해 우리가 정한 지침을 어기고 위험한 뉴욕의 밤길에 우리가 다시 내던져지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사실에 많이 불안해했었다. 그렇지만 울프강은 반드시 가야했기에 매우 가까운 거리였지만 우버를 부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그 당시 우버를 불러서 돈이 꽤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로부터는 저녁에도 다시는 우버를 부르지 않고 그냥 걸어다닌 것 같다. 따로 뭐라 서로 말하지는 않았는데 그냥 우리 둘 다 그렇게 느꼈었나보다. ㅋㅋㅋ

 

식당 입구


나는 청담동에 있는 울프강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뉴욕에서 이 비싼 울프강을 올 줄은 몰랐다. 우리는 아직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아니였기에 술은 시키지 않았다. (시키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나이가 되었어도 가격을 보고 못 시켰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분위기는 매우 고급스러운 전형적인 스테이크 집이었다. 주로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앉아 내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비즈니스 관련 얘기를 했었는데, 다들 치열하게 살아 성공을 한 사람들처럼 보여서 멋지다고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식당 내부. 우리가 있을 곳이 맞나 싶었다.

 

테이블에 앉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_^


우리 테이블에 붙은 웨이터는 매우 친절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외모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중학교 때 담임이었던 맥카시를 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뭔가 굉장히 친근한 이미지였다.

우리는 porterhouse for two를 시키고, 사이드로 mashed potatoes를 시켰다. 고기는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지만 대박이었다. 사진이 그 아름다움을 담아내지 못하긴 하는데, 펄펄 끓는 저 그릇 위에서 계속 달궈지고 있는 미디엄 레어의 고기와 흘러내리는 육즙은 "그저 감탄"이었다. 육즙을 한 쪽에 모이게 하기 위해서 그릇을 경사지게 하는 것이 신기했다. 잘려서 나온 고기를 육즙에 담궈서 입에 넣고 음미를 한 후 달달함을 느끼기 위해 mashed potatoes를 입에 넣으면 극락을 맛볼 수 있었던 맛이다. 사이드로 다른 걸 시키지 않고 (overpriced) mashed potatoes를 시킨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비록 비싸긴 했지만 고급 스테이크 집에서 뭘 더 바라겠는가? 맛만 있으면 되지라는 마인드로 우리 둘다 가격표를 보지 않고 시킨 밤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엄청난 비쥬얼의 스테이크
아무리 확대샷을 찍어도 실물을 담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격표는 성공이 아니었다.
심지어 이 가격표가 최종가격이 아닌게 여기에 훌륭한 hospitality를 보여준 우리의 웨이터 Liridon에게 팁을 줘야했기에 저거보다 돈을 더 냈었다. 내 기억으로는 팁을 30달러 얹어서 줬었다. 나는 못 봤는데 친구가 나중에 말하길, 우리가 팁을 그렇게 많이 주니까 그 웨이터 형님이 Yes! 라고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귀여운 형님이신거 같은데, 정말 잘 대우해주셨기 때문에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던 것 같다.
좋은 대우를 해주면 팁으로 돌려받는 미국의 팁 문화가 나쁘고 불평할 대상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여기서 처음 들었다. 웨이터가 잘해주면 팁을 잘 주고, 팁을 잘 주면 그 웨이터는 동기부여를 받아 더 열심히 손님을 대접하는 긍정적인 순환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물나는 가격표... gratuity는 팁을 다르게 말하는 방법이다.

 


#Wrap Up


결과적으로 day2는 BIG SUCCESS였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도 우리는 우버를 탔으며, 한동안 이 날은 내 인생에서 먹는 것에 가장 많은 돈을 쓴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바로 전날 70달러를 빼앗긴 것을 잊은 사람들처럼 정말 돈을 많이, 만족스럽게 쓴 날이었다.

to be continued @ da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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