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eyounkim LOG

한 해 동안 느낀 점 본문

Life

한 해 동안 느낀 점

taeyounkim 2023. 12. 31. 21:27
728x90

오늘은 12월 31일이다.
현재 시간은 오후 8시 59분이다.
 
이 글을 쓰는 것은 간단하게 올 한 해의 소감, 기억할 점, 느낀 점들을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1. 애쓰지 말자 (나는 완벽하지 않다)
애를 쓰지 말자는 것을 올 한 해 동안 정말 많이 느꼈다.
3-2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수강하였다.
마프를 수강할 때 중간고사를 정말 생각보다 더 망쳤다.
 
3-1에 컴퓨터구조 A+을 받아서 자신만만 했었는데,
막상 그 과목을 듣고 흥미를 느끼거나 잘하는 애들이 모인 수업에서 힘을 못써서 정말 속상했었다.
 
중간고사 점수는 중간값보다 1점 아래였다.
철회자를 감안한다면 정말 내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점수였다.
분명 공부를 엄청나게 많이 하고 실제로 재미를 느끼기도 하였는데 점수를 말아먹었다.
 
여기서 패인은 너무 애를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피피티 하나하나 다 이해하고 머리에 담으려는 욕심을 부렸으며,
다른 과목들이 있음에도 잘 조절을 하지 못하고 마프 공부를 폭주했던 것이다.
 
그치만 그렇게 공부를 하니까 시험공부 페이스가 잘 컨트롤이 되지도 않았으며,
실제 시험에 완벽하게 준비를 못하고 갔던 것 같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기말에는 공부법을 완전히 바꿨다.
피피티를 하나하나 뜯어보지도 않았으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과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부분, 그리고 적절한 검색을 섞어서
영리하게 공부를 힘 빼고 해봤다.
 
결론적으로 기말고사 때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너무 결과론적으로 말한 것 같긴 하지만 이 말고도 이것을 느끼게 해준 여러 사례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모두 나열하기엔 귀찮으므로 그냥 적지 않겠다.
어쨋든 그냥 너무 애쓰지 말자는 것을 느꼈다.
몸 아파서 좋을 것 없지 않는가. 
 
 
2. 내가 행복한 것을 하자
손웅정 감독님은 항상 인터뷰 나와서 같은 말만 반복하신다.
오늘은 하단의 링크의 인터뷰를 봤는데, 이 인터뷰에서도, 유퀴즈에서도, 다른 어디의 인터뷰에서도 항상 같은 말만 반복하신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437&aid=0000373168

 

[인터뷰] "무엇보다 기본이 중요"…손흥민의 '영원한 멘토' 아버지 손웅정

■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앵커]"기본이 중요하다" 축구에서도 인생에서도 무엇보다 기본을 강조하는 손

sports.news.naver.com

근데 이 인터뷰에서 새롭게 들은 내용이 있다.
 
평소 손흥민을 절대 월클이라고 인정을 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유명하신 분이
본인과 손흥민 선수의 인생이 성공했다고 하시는 것이였다.
현재 자신이 행복한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올 한 해 나는 많은 생각들을 하였다.
대학 입학부터 나의 목표는 박사학위 취득이였다.
하지만 3학년 2학기를 하며 왜 내가 박사학위를 받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을 계속하여 보았다.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너무 단순하였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던 것 같았다.
여태까지는 학문의 흥미, 더 깊은 탐구로 포장을 해왔던 것 같은데 그냥 생각해보면 돈이였다.
(그럴만도 하긴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석사 학위로 우선 진학을 하자였다.
나는 내가 배우는 전공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맞다.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 감정이 어디까지나 진실인지 모른다.
 
박사로 입학을 하여 이 감정이 거짓임을 확인하였을 때, 내 앞에 남은 너무나도 많고 불확실한 시간이 내게 큰 두려움으로 다가올 것만 같았다.
따라서 우선 석사로 입학을 가정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 판단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인 것 같고, 현재로서는 가장 솔직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꿈도 바뀔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쨋건 올해를 보내며 느낀 점은 내가 행복한 것을 해야하는 것이다.
절대 꾹꾹 참아보려고 애쓰면 분명 어딘가는 언젠가 탈이 나게 된다.
힘들고 때려치고 싶은 순간은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때 그 일을 계속하고 그 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그 일, 혹은 내가 현재 행복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3.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 말은 꿈을 크게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내가 항상 "the chosen one"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나는 실패를 정말 두려워했다.
사실 지금도 두렵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학부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다방면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신호처리, 통신, 아날로그 회로, 디지털 회로, SW... 등 나중에는 전혀 접점이 없을만한 분야들의 과목들을
부먹 내지 찍먹이라도 해보았다.
 
어떠한 사람들은 이 모든 과목을 들으면서 학점은 4.3만점에 4 이상, 혹은 3.9 이상으로 유지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이 나한테는 너무 인정하기 힘들었다.
나는 내가 정말 잘한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나보다 높은 학점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화가 나고 승부욕이 타올랐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진짜 내 에너지와 체력을 소진시키고 있었다.
나는 이미 괜찮게 하고 있었다.
 
수험생 중에서 2프로 안쪽에 들어야 입학하는 학교의 학과를 다니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석차가 1x%로 정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절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왜 열불을 내서 더 잘하려고 나를 갉아먹고 있었는지 후회가 어느 순간부터 되었다.
 
내가 어딜 가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 사람들에게 그때마다 승부욕을 느껴 불안감과 긴장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학부 강의를 들을 때도 모든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굳이 그 사람이 되지는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그 모든 분야에서 일을 할 수도 없는데 오히려 다 잘하는게 더 이상하지 않는가?? 까지 생각하였다.
 
그냥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내가 항상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이 습관은 버려야겠다는 것을 느낀 이번 한 해였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내게 박수를 쳐줘도 힘든 마당에
내 자신을 자꾸 채찍질하고 혹독하게 굴리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4. 제동장치를 마련하자
3-1 때 번아웃이 굉장하게 세게 왔다.
2-2 때는 정말 폭주기관차 마냥 달렸다.
전역하고 첫 복학학기였기 때문에 엄청나게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그 결과 우수상도 받고 장학금도 받았다.
 
하지만 3-1 때 번아웃이 찾아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몸도 아팠고 마음도 아팠고 원인 모를 무기력함과 두통도 자주 찾아왔다.
 
몸에 문제가 생기니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생활과 정신이 모두 망가졌다.
정말 이대로 기말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했었다.
 
이때 잠시 공부를 내려놓고 쉬었던 때가 학기 중에 있었는데,
이 짧은 시간에 쉬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어 학기말까지 다시 달릴 수 있었다.
 
사람은 쉬어야 한다.
지칠 줄 모르는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쉬어서 에너지를 반드시 얻어줘야만 한다.
 
힘든 학기를 마치고 9-7 인턴을 매일매일 방학동안 하는 것?
물론 좋다.
커리어와 경험에 정말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 휴학이라는 보상이 있는가?
그 뒤에 휴식을 취할 시간이 주어지는가?
 
이 질문에 대해 3-2 도중에 한 대답은 아니요였다.
4-1에도 나는 쉬는 시간이 없을 것이며
4-2에 비로소 한숨 정도는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3-1 방학에 드렸던 인턴 지원 메일을 아쉽게도 번복해야만 했다.
 
3-2에 너무나도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기에 이를 지속할 수 없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내가 지금 후회를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여유가 되는 시간에 공부도 할 것이며, 여행도 다니고 여자친구와 친구도 만나며 충전을 할 것이다.
그리고 4-1에 다시 열심히 달릴 것이다.
 
이전까지는 몰랐었는데 사람은 항상 원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제동을 걸어줄 장치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한 해였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