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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taeyounkim 2021. 8. 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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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vie review by taeyounkim

나의 평점: 9/10;

빠리지앵 100분 체험


Paris, 파리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에펠탑이다. 나는 한 번도 에펠탑을 직접 봐본 적이 없다.

내가 뉴욕만큼 환상을 가지고 있는 도시는 파리이다.

내가 머리 속에서 상상하고 있는 파리의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지면 영화의 오프닝이 그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이 4분짜리 오프닝이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익숙한 빠리지앵스러운 노래(Si Tu Vois Ma Mere)와 함께 파리의 명소들이 보여진다. 다른 어떠한 영화도 이보다 더 나은 오프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자신할 수 있다.
https://youtu.be/JABOZpoBYQE


이 오프닝 영상처럼 물이 약간 빠진 파스텔 톤의 파리는 내가 생각하는 파리의 모습이다.



주인공 길은 파리의 과거를 너무나도 동경하는 할리우드의 각본가이다. 정확히는 1920년대의 파리이다.

그러던 그는 아내와 술을 마시고 따로 호텔까지 가던 중, 12시에 자신을 찾아온 차를 타게 되는데, 자신이 시간여행을 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 차를 타고 간 곳에서 스캇 피츠제럴드(위대한 게츠비 등의 작가)어니스트 헤밍웨이(노인과 바다 등의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 등의 인물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길은 1920년대에서 이 영화 속 유일한 허구의 인물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1920년대에서 1890년대 벨 에포크 시대로 다시 한 번 시간 여행을 한다.

길과는 달리 아드리아나에게는 고갱에드가 드가가 존재하는 벨 에포크 시대가 황금시대였고, 그녀는 그곳에 남고 싶어했다. 하지만 막상 그 시대의 인물들은 더 이전의 시대인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의 교훈은 꽤나 명확하다.

과거에 대한 지나친 동경보다는 현재에 대해 만족을 해야하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다.

나도 길처럼 강렬하게 동경하는 대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과연 상상만큼 이상적일지, 너무 그 대상을 동경하는 나머지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Adriana, if you stay here though, and this becomes your present then pretty soon you'll start imagining another time was really your... You know, was really the golden time. Yeah, that's what the present is. It's a little unsatisfying because life's a little unsatisfying.
아드리아나, 당신이 이곳에 남는다면, 이곳은 당신에게 현재가 돼요. 그리고 곧 당신은 다른 시대를 황금시대로 동경하게 돼요. 현실은 그런거에요. 늘 불만족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영화를 보며 레이첼 맥아담스는 정말이지 시간여행자의 아내로 자리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여행자의 아내>, <어바웃타임>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그녀의 파트너들은 모두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그녀의 파트너가 어찌됐든 간에 그녀가 정말 매력적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스크린타임 100분 내내 파리를 걷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혼자 걷는 것도 좋지만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지막에 길이 가브리엘과 비를 맞으며 걷는 장면에서는 그 생각이 극대화되었다.

  Actually, Paris is the most beautiful in the rain. (사실 파리는 비 올 때가 가장 아름다워요. _가브리엘)  


나는 살면서 언젠가는 파리를 갈 것이다. 라따뚜이와 이 영화를 본 이상 이 결심은 절대로 바뀔 수 없을 것이다.

요즘은 '혼여', '혼밥' 등 혼자 모든 것을 하는 것의 시대이지만, 파리만큼은 내게 정말 소중한 이와 함께 가보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내가 처음으로 3번 본 영화이다. 그 정도로 영화는 아름다웠고, 느긋한 나의 템포와 어느정도 잘 맞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한창 이 영화에 빠져있었을 때는 아침에 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Si Tu Vois Ma Mere를 집 안에 크게 틀어놨었다. 이렇게라면 완전 파리지앵 저리가라였다. 이보다 행복할 순 없었다.)
  

 


또한 색감처리가 정말 예술적이다. 필터도 과하게 입히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파리스러운 필터를 입히면서 아름다운 색감을 구현해내었다.

리뷰를 쓰면서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졌고, 조만간 한 번 더 볼 것 같다.

아직도 보지 않았더라면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등 에서 당장 이 영화를 찾아보길 바란다. 100분 동안 파리지앵의 기분을 꼭 모두가 만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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