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eyounkim LOG

책 리뷰 : The Tyranny of Merit_Michael Sandel (공정하다는 착각) 본문

Reviews/Books

책 리뷰 : The Tyranny of Merit_Michael Sandel (공정하다는 착각)

taeyounkim 2021. 8. 18. 19:13
728x90

A Book Review by taeyounkim

The Tyranny of Merit -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by Michael J. Sandel


 

배우 김혜수가 타짜에서 한 유명한 대사가 있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


학벌, credentialism은 능력주의(meritocracy)의 현대 사회랑 떼어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면서도 단순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보통 자신이 좋은 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이 공정한 경쟁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그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믿으며, 모든 공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하지만 과연 그들의 생각이 맞을까?


그 어느 때보다 "공정"에 대한 갈망은 커졌다. 공정이라는 틀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큰 질책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이미 최순실과 조국의 자녀의 입시 비리를 통해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불공정함에 분개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도 초대형 입시 스캔들이 터졌는데, 유명인사들의 자녀들이 대거 연루되어 있어 미국사회가 발칵 뒤집어졌었다. (자세한 내용은 허핑턴 포스트의 기사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usc_kr_5c889ba4e4b0450ddae575ad

 

미국에서 사상 초유의 입시비리 사건이 터졌다

할리우드 배우, 기업 대표 등 수십 명이 연루됐다.

www.huffingtonpost.kr

 

(넷플릭스의 "operation varsity blues" 다큐멘터리도 이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다룬다. 정말 생각이 많아지는 다큐이다. 입시를 넘어 사회가 사실 매우 부패한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중에 리뷰할 기회가 있으면 꼭 포스팅으로 정리하도록 하겠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면 시청하는 것을 매우 권한다.)


이미 수많은 세대를 거쳐 우리의 윗 세대들은 무엇이 자신의 후대를 prosperous하고 better off하게 만들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대물림해주려는 노력을 엄청나게 기울인다. (이는 생존을 하기 위한 생명체의 당연한 본능이다.) 하지만 성공을 쟁취하기 위해 규칙에 어긋나는 노력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불공정함에 격분을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연 공정할까?

마이클 샌델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등록금은 누가 내주지?

명문 미국 사립대 진학은 많은 이들의 꿈이다. 스탠포드,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이름만 내세워도 절로 박수가 나오는 대학들에 진학하는 것은 전세계 많은 수재들의 주된 선택지이다.

하지만 화려하고 멋진 학교의 이미지 뒤에는 사악한 등록금이 우리를 기다린다. 다음 리스트는 US News 상위 30개의 대학의 등록금을 정리한 것이다. 평균은 5만 달러쯤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1년에 5천만원이라는 어마무시한 금액이 나온다. 내가 다니고 있는 연세대도 한국에서 등록금이 비싼 편에 속하는데, 공대는 1년에 920만원, 국제대는 1년에 1440만원으로 미국의 대학교들에 비할 것도 안된다.


물론 Need-based 장학금이 잘 마련되어있고 student loan(학자금 대출) 시스템이 있어서 어찌어찌 대학은 다닐 수 있다고 치자. Need-based 장학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에서 성공의 꿈을 안고 온 유학생들은 어찌하며, 학자금 대출을 받고 졸업을 한 학부생이 몇 억의 빚을 어떻게 쉽게 갚을 것인가? 학자금 대출의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족쇄가 되어 오랫동안 그들을 괴롭힌다고 한다.


1988년에 비하면 사립대 등록금은 2배 이상 뛰었고, 공립대도 3배 이상이 뛰었다. 그보다 더 전으로 가면 증가폭은 더할 것이다. 물가상승률에 비해 월급 오르는 폭은 시원찮다는 말도 많은 요즘 시대에 가파르게 오르는 등록금을 혼자의 힘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학생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오로지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전 세대에 이 명문 학교들에 진학을 하여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한 사람들의 자녀만 걱정없이 명문 대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자녀들이 한 노력과 그들의 재능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재능과 실력은 언제나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이 이뤄낸 명문대 합격이라는 성과가 과연 온전히 자신의 merit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샌델 교수의 의견이다.

여기까지 알게 되었을 때도 아직 사회가 공정하다는 말이 쉽게 나오는가?


그들이 돈을 많이 받는 이유

19년차 베테랑 르브론 제임스는 커리어 27-7-7의 초인적인 기록을 아직도 보여주는 "괴물"이다. 아직까지도 NBA의 KING으로 군림하고 있는 그는 연간 4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여기에 나이키, 비츠 등의 브랜드로부터 후원 6천만 달러도 추가적으로 받아 연간 9천 540만 달러(1,066억 원)의 수입을 작년에만 받았다고 포브스는 발표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는 2020년 스포츠 선수 전체 연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는 1년에 1억 630만 달러(1,305억 원)를 받는다. 특히 2018년에 유니클로와 맺은 10년간 3억 달러(3,234억원) 계약은 전세계를 놀라게 한 초대형 계약이었다.


이 둘 외에도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는 스포츠 선수들은 한 둘이 아니다. 모두가 열광하는 스포츠에서 최정상급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도 그들의 순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스포츠 선수보다는 잡상인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시절에 르브론과 페러더가 같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더라면 이 정도의 수입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그 시절에 이 둘과 같은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이들의 성공에는 맞는 시대에 태어났다는 운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르브론과 페더러가 중세 프랑스에 태어났더라면...?


또한, 비인기 종목에서도 이들에 버금가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주요종목의 선수들이 모든 관심과 스폰서를 독차지하는 것이 그렇다면 과연 공평한 일일까?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비인기종목의 설움


"You can make it if you try"
"Rise from rags to riches"
"계천에서 용난다."


이 말들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어느때보다 공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지금,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 삶 깊숙히까지 파고들은 불평등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우리 세대에서마저 이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 다음 세대는 더 벌어진 걱차에 따른 훨씬 심각한 불평등 속에서 살아야만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모두 평등하게 공산주의로 가자는 것은 해결방안이 되지 못한다. 여기는 북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불공정함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도록 움직임을 가져가야할 때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건드리기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를 직면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더 이상 사람들이 이 세상이 공정하다는 '착각'을 하지 않길 바라는 그의 염원과 고뇌가 잘 담겨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패널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영상이다.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Q0AhTKnGKgA

 

728x90